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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형 우뇌형 인간 사실일까

by hitec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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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형 우뇌형 인간 사실일까

인터넷을 둘러보다 보면 심심찮게 좌뇌형과 우뇌형을 구분하는 글이 보인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테스트를 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좌뇌형 우뇌형 구분은 사실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정보가 퍼진 것일까?

1970년대, Roger W. Sperry 박사는 뇌에 대한 혁명적인 연구를 남겼다. 칼텍에서 교수를 지냈고 1981년 노벨상을 탄 인지과학의 아버지다.

 

그는 연구를 통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 덩어리를 발견했다. 또한 좌뇌와 우뇌가 단절된 환자는 특정 기능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환자들은 우뇌에 위치한 기억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는 좌뇌가 언어 능력을 통제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것은 '좌뇌와 우뇌를 구분한다'는 가설의 시작이다.

 

그러나 이후 의학이 발달하면서 좌뇌형, 우뇌형 가설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천 명 이상의 실험자들을 연구한 유타 대학은 다른 쪽 뇌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지를 연구했다. 사람들은 특정 행동을 할 때 특정 부위의 뇌를 더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종합해 평균해 보면, 좌뇌와 우뇌를 비슷했다.

 

언어와 좌뇌

메치기를 잘하고 좌뇌가 발달했다는 가설은 별로 인정되지 않지만, 언어적으로는 꽤 유력한 가설이 있다. 말하자면 블로커 영역이라고 듣는 것을 담당하는 베르니케 영역은 대부분이 좌반구에 존재한다. 왼쪽 뇌에 손상을 입으면 언어 장애가 생기는 이유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좌뇌형 인간은 언어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까?

일부 학자들은 약 2300만년 전 X염색체에 있던 염기서열 일부가 Y로 이동하면서 뇌 비대칭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좌반구는 의미론적 분석을, 우반구는 정서적 인지를 담당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분분하지만 큰 단점이 있다. 인간이 침팬지 조상과 완전히 헤어진 것은 약 600만-700만 년 전이다. 2300만 년 전에 일어난 염기서열 역위 성 이동과는 시간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게 된 시점은 더욱 최근의 일로 추정된다. 언어는 화석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길어도 수십만 년 이상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2250만 년 동안 아무 필요 없이 좌뇌가 발달해 결국 말이 나타났다는데 여러 가지로 석연치 않다.

 

이분법적 편견

좌뇌 우뇌 신화라는 통속 심리학의 탄생에는 크게 세 가지 편견이 작용한다. 첫째는 뇌 안에 있는 작은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호문쿨루스 논쟁이라고 하는데, 두개골 안에 작은 인간 혹은 영혼 같은 것이 자리하고 있어서 신체의 움직임뿐 아니라 마음의 작동도 총지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호문쿨루스가 '하루 종일 공부하면서 너무 좌뇌를 많이 과열시켰구만. 이제 음악을 들을 시간이니, 우뇌를 가동해볼까? 아차. 너무 놀렸더니 시동이 잘 안 걸리는데…'라며 몸과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둘째는 뇌의 전부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걱정이다. 좌뇌형 인간은 우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우뇌형 인간은 반대로 좌뇌를 허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뇌는 에너지를 아주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다. 무려 전체 에너지의 20%를 뇌가 쓴다. 진화는 좌뇌, 혹은 우뇌를 헛되이 놀리는 식으로 일어나지 않다. 뇌는 늘 '좌우 구분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셋째는 이성과 감성이라는 이분법적 편견이다. 이성은 주로 판단, 기계, 수학, 동물, 인공, 남성, 문명, 전쟁 등의 개념과 이어지고, 감성은 공감, 문학, 식물, 음악, 자연, 여성, 원시, 평화 등의 개념과 이어진다. 이러한 범주적 분류 경향은 인류의 인지적 특성인데, 사회문화적으로는 아주 유용한 분류 체계일지 몰라도 그다지 과학적이지는 않다.

 

19세기 뇌의 국재적 기능에 대한 지식이 밝혀지면서, 이른바 골상학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뇌의 각 부분의 기능과 성격, 재능, 심지어 운명까지도 두개골의 모양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 사회의 좌뇌 우뇌 신화는 골상학적 믿음의 변형인지도 모른다. - GIB 제공
 
 

사실 좌뇌와 우뇌 관련한 대중적 편견보다 더 위험한 것은 잘못된 뇌과학 개념의 상업적 오용이다. 수많은 어린이들은 ‘혈액형으로 보는 성격’ 수준의 간단한 테스트를 거쳐, 정체가 불분명한 소위 '전문가'에 의해서 이른바 '좌뇌아', '우뇌아'로 분류된다.

 

사실 이런 테스트는 좌우를 합쳐서 100%로 계산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부족하게' 나온다. 멀쩡한 아이를 느닷없이 좌뇌 혹은 우뇌가 ‘덜 발달’된 아이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발달된 쪽은 더욱 발전시키고, 부족한 쪽은 얼른 보완해준다'는 학습을 강요받는다. 운 좋게 양쪽이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에는, '중뇌아'라는 희한한 용어를 붙인다.

 

어느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손쉽게 우뇌아라는 라벨을 붙인다. 그리고 '균형'잡힌 뇌 발달을 위해서 좌뇌에 좋다는 특별 '산수' 프로그램을 강요하는 식이다. 그냥 ‘판단력이 뛰어나다’ 혹은 ‘감성이 풍부하다’고 하면 곤란한 것일까? 엉터리 뇌과학을 억지로 끼워 넣어 최신 RLBT 검사 결과 ‘좌뇌형 75%, 우뇌형 25%’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자신의 성향을 알고, 그에 관한 장단점을 분석하여 전략을 짜는 것은 좋지만 재미로 심리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최신 의학은 좌뇌형 우뇌형 구분을 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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